서론
호흡기계의 점막에서는 점액을 분비하여 외부 입자,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을 가두어 체내에 침투하지 못하게 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일정한 양이 분비되지만 양이 적고 삼킴으로써 해결되기 때문에 크게 인지하지 않고 지내게 된다. 하지만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호흡기계 감염이 발생하면 배출이 필요할 정도의 객담이 발생한다[1]. 여러 병적 상황으로 인해 객담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때에는 객담의 기도 내 축적으로 인해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2]. 특히 호흡재활이 필요한 제한성 혹은 폐쇄성 폐질환 환자에서 감염 시뿐 아니라 평상 시에도 폐 위생을 위한 적절한 객담 제거 전략이 필요하다.
객담 배출을 위해서는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3]. 먼저 객담의 생성 단계로 호흡기 점막에서 생성된 점액을 통해 객담을 만들어 낸다. 두 번째, 객담의 이동 단계로서 호흡기 점막 세포의 섬모 기능을 통해 생성된 객담을 하부기도에서 상부기도로 이동시킨다. 마지막으로 강한 기침 유량을 통해 객담을 체외로 배출하는 단계이다. 첫 번째 단계에 대한 치료로는 적절한 수분 공급과 함께 거담제 약물 투약을 하게 된다. 호흡재활 요법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를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종설을 통해 객담 배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호흡재활 요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본 론
객담을 호흡기계 점막으로부터 기계적으로 이탈시키고 점막세포의 섬모 기능을 도와주는 방법이다. 폐 실질의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체위 배액 요법은 객담이 중력 방향으로 흐르도록 환자의 체위를 변경해주는 방법이다. 폐렴이 발생한 기도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다양한 체위를 적용하며 보통 5-15분 정도 자세를 유지한다[4]. 적절한 체위를 취한 후 타진(percussion)이나 진동을 추가로 적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자가배액법(autogenic drainage)은 기능적 잔기용량(functional residual capacity)와 잔기용량(residual volume) 사이에서 일회호흡량(tidal volume)을 유지하면서 호흡을 하다가 점차 일회호흡량을 증가시키면서 마지막에는 허핑을 통해 객담을 배출하는 방법이다[5].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능동순환호흡법(active cycle of breathing technique)이 있다. 먼저 20-30초간 호흡 조절(breathing control)을 하도록 한다. 이때 편안한 자세에서 상부 흉부와 어깨의 힘을 빼고 하부 흉부를 이용하여 일회호흡량으로 호흡한다. 이후에 3-4회의 심호흡을 하고 다시 호흡 조절에 들어간다. 이렇게 수차례 반복한 후 마지막에는 허핑을 통해 객담을 배출한다[6]. 다양한 임상연구에서 두 호흡법 간 효과에는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9].
호기 시에 기도에 생리적인 범위보다 더 큰 양압을 기도에 걸어줌으로써 호기 시 기도의 폐색을 방지해주는 방법이다. 기구는 저항기(resistor)와 호기압력 인디케이터로 이루어져 있다. 마우스피스 혹은 마스크를 저항기에 연결한 후 숨을 내쉬게 되면 인디케이터를 통해 호기 시 걸리는 압력을 볼 수 있다. 호기할 때 적절한 압력 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주는 기기이다[10]. 여기에 추가로 구슬 혹은 떨림판을 이용하여 기도에 진동을 전달해주는 기구를 진동 호기양압 기구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플러터(Flutter)와 아카펠라(Acapella)가 있다[11]. 이들 기구들을 입에 물고 호기를 하게 되면 기구 안에 있는 구슬이나 떨림판이 진동을 하게 되고, 그 진동이 기도에 전달이 되며 일종의 기계적 객담제거제의 역할을 하게 된다. 플러터나 아카펠라 외에도 많은 도구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원리를 지니고 있다[12]. 진동 호기양압 기구를 사용할 때에는 뺨을 최대한 뻣뻣하게 유지하여 기구에서 발생한 진동이 구강 내에서 소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좀 더 직접적으로 진동을 기도에 전달하는 방법이다. 진동컵(percussion cup)이나 진동기(vibrator)를 이용하여 흉벽에 진동을 가하는 방법은 오래 전부터 사용된 방법이다. 이보다 더 큰 기구를 이용하여 진동을 전달하는 방법이 있고, 진동을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흉벽에 전달하는 방법과 기도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흉벽에 진동을 가하는 방법은 고빈도 흉벽진동(high frequency chest wall oscillation) 요법이다. 환자는 공기주머니로 된 조끼나 흉부 스트랩을 착용하고 공기주머니에 고빈도의 공기를 주입하여 흉벽에 진동을 전달하는 방법이다[13]. 기도에 직접적으로 진동을 전달하는 기구로는 intrapulmonary percussive ventilation이 있다. 흉부 조끼나 스트랩 대신 마우스피스를 통해 가스 펄스를 전달하는 방식이다[14]. 기도에 직접 진동을 가하기 때문에 치료와 동시에 네불라이저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한 기침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다시 3단계의 과정이 필요하다[15]. 첫 번째 흡입 단계(inspiratory phase)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양의 공기를 들이쉼으로 인해 폐를 공기로 가득 차게 한다. 두 번째 압박 단계(compressive phase)에서는 공기를 들이쉰 상태에서 성문을 닫고 호기근을 수축시켜 흉강 내 높은 압력을 발생시킨다. 마지막으로 배출 단계에서(expulsion phase) 호기근육의 수축을 유지한 상태에서 성문을 갑자기 열어줌으로써 높은 유량을 발생시킨다.
폐 실질의 병변이 없이 호흡근육의 약화로 인한 제한성 폐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원칙적으로는 점액 배출이나 섬모의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 이들 환자들에서는 객담 배출의 마지막 단계인 기침 능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호흡근육의 근력이 기침 유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밝혀져 있다[16]. 흡기근 마비가 있으면 흡입 단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호기근의 마비는 배출을 어렵게 한다. 구마비가 동반된 환자에서는 압박 단계의 장해가 동반될 것이다. 따라서 환자에게 동반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어떠한 방법으로 보조를 해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깊이 숨을 들이쉰 다음 성문을 연 상태에서 호기근을 빠르게 수차례 수축하면서 숨을 내쉬는 방법이다. 성문을 연 상태에서 객담을 배출한다는 점이 기침(cough)과는 다르다. 객담 배출을 하면서 기도 내의 너무 강한 음압으로 인해 기도가 허탈(collapse)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법이다[17].
기침 발생의 세 단계 중 흡입과 배출 단계를 보조하는 방법이다. 먼저 환자로 하여금 가능한 한 많은 공기를 흡입하도록 한다. 이어서 보조자가 도수소생주머니를 통해 추가로 폐에 공기를 주입한다. 이때 환자는 성문을 열어 공기가 온전히 폐로 주입되도록 해야 하며, 중간에 숨을 내쉬어서는 안 된다. 3-4회 정도 반복하여 더 이상 폐에 공기가 주입되지 않고, 도수소생주머니에서는 충분히 저항이 느껴지는 상태로 만든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공기누적(air-stacking) 훈련과 동일하다. 이어서 환자가 성문을 열어 기침을 함과 동시에 보조자는 환자의 복부를 손을 이용하여 강하게 압박을 하여 강한 기침을 유도한다[18].
하나의 기기에서 흡입과 배출을 모두 도와주는 방법이다. 기기에 연결된 호스를 통해 기도에 양압을 걸어준 후에 갑자기 읍압을 가함으로써 기도 내 객담을 뽑아낸다[19]. 일종의 진공청소기와 유사한 원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도수 보조 요법보다 더 큰 기침 유량을 유도할 수 있고, 복부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큰 통증 없이도 적용이 가능하다. 일시적으로 노력성 폐활량이 증가하고 산소포화도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20]. 또한 기도에 직접적으로 손상을 가하거나 자극 없이도 적용할 수 있고, 기도가 꺾인 각도로 인해 석션으로는 기계적으로 제거가 불가능한 좌상엽 부위나 하부 기도의 객담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21]. 특히, 좌상엽은 환기 부전이 있는 환자에서 폐렴이 호발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의 객담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22].
본래 이 기기는 1950년대에 개발되었다가 기관절개관 기술의 소개로 인해 제품의 생산이 중단되었는데 환자와 일부 의료진의 요구에 1990년대에 미국에서 다시 출시되었다. 이때 발간된 일부 종설 논문에서 40 mmHg의 압력이 40 cmH2O로 잘못 기술되는 바람에 그 동안 적정 압력보다 낮은 압력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았다. 40 mmHg의 압력을 cmH2O로 환산하면 54.1 cmH2O가 되므로 50-60 cmH2O의 흡기 및 호기의 압력으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23].
앞서 기술한 방법으로는 기침의 세 단계 중 두 번째인 압박 단계를 보조하기는 힘들다. 이 단계를 보조하기 위해 인공 성문이 개발되었다. 이것은 일방향 밸브(one-way valve)를 통해서만 공기가 주입되도록 고안되어 환자가 숨을 머금고 있는 기능이 약하더라도 도수소생주머니를 통해 주입된 공기가 새지 않도록 고안된 기구이다. 환자가 기침을 할 때 순간적으로 공기의 배출이 가능하게 하여 연수근육의 작용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서도 효율적으로 기침을 유도할 수 있다[24]. 이 기구를 활용하여 기관절개관이 있는 환자에서도 기침유량을 측정할 수 있다[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