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als of CardioPulmonary Rehabilitation
The Korean Academy of Cardio-Pulmonary
Review Article

전자 담배에 대한 다른 시각, 위해 감축 전략

정유 석1,*
Yoo Seock Cheong1,*
1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1Department of Family Medicine, Dankook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Cheonan 31116, Korea
*Corresponding author: Yoo Seock Cheong, M.D., Ph.D. Department of Family Medicine, Dankook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201, Manghyang-ro, Dongnam-gu, Cheonan 31116, Korea, Tel : +82-41-550-6385, Fax: +82-41-559-7940, E-mail : drlove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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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Dec 03, 2024; Accepted: Dec 21, 2024

Published Online: Dec 31, 2024

Abstract

Since its introduction in 2007, electronic cigarettes (e-cigarettes) have been consistently regarded in South Korea as merely a new form of tobacco product and, by extension, as an adversary in public health discourse. However, e-cigarettes are far more complex than such a unilateral perspective suggests. While nicotine is the addictive component in tobacco, it is not the primary culprit behind smoking-related leading causes of death, including cancer,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and cardiovascular diseases. These are primarily caused by tar and carbon monoxide. Vaping, the act of inhaling vaporized liquid containing nicotine, offers a significantly less toxic alternative to combustible tobacco. This article aims to examine the ongoing controversies surrounding nicotine's association with cardiovascular diseases and review the effectiveness of e-cigarettes as a smoking cessation aid. Furthermore, it introduces harm reduction policies implemented by governments in the United Kingdom and New Zealand, advocating for a more balanced perspective on e-cigarettes in South Korea.

Keywords: Vaping; Electronic cigarette; Harm reduction; Nicotine

서론

2007년 전자담배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20여 년이 흘렀다. 시종일관 국내 학계와 언론계, 그리고 정부는 ‘전자 담배도 담배일 뿐’이라는 한 가지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 담배는 그리 단순한 제품이 아니다. Vaping이라고 불리는 액상형 전자 담배는 4,000여 종의 화학물질과 70여 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연초에 비해 95% 이상 덜 해롭다는 것은 국제적인 상식이 된 지 오래다[1]. “사람들은 니코틴 때문에 흡연하지만, 타르 때문에 죽는다.” 니코틴 중독의 권위자인 Michael Russell은 흡연으로 인한 주요 건강 피해는 타르로 대표되는 연소 부산물 때문인데, 니코틴이 대표적인 유해 물질로 잘못 알려져 있음을 일찍이 지적한 바 있다[2]. 2019년 영국 보건성이 발행한 금연 가이드라인 중 ‘니코틴에 대한 잘못된 신화(myths)’에는 ‘흡연자와 과거 흡연자 10명 중 4명은 니코틴이 담배로 인한 암의 대부분의 원인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라는 내용과 ‘흡연이 초래하는 3가지 주요 사망원인인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 심혈관질환 중 그 어느 것도 니코틴이 주된 원인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담은 카드뉴스를 제작하여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3].

윤리학 용어인 이중효과(double effect)란 어떤 행위 혹은 결정은 좋은 효과와 나쁜 효과를 동시에 생성한다는 것이다. 전자 담배 역시 그 사회에 좋은 효과와 나쁜 효과를 동시에 생성한다. 한 사회가 둘 중 어느 쪽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전자 담배는 조기에 싹을 잘라야 하는 새로운 적일 수도, 구원투수일 수도 있다[4]. 인류 살상을 위한 전쟁 무기이지만, 때론 건설 현장의 필수품으로 이용되는 다이너마이트처럼 전자담배의 선한 효과(good effect)에 주목한 영국, 덴마크,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호주 등의 접근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5]. 물론 최선의 선택지는 완전하고 즉각적인 금연이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 각종 암이나 호흡기, 심혈관 질환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긴 후에도 여전히 흡연 중인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최악(연초 담배)보다는 차악(전자 담배)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바로 위해 감축(harm reduction) 전략이다[6].

본론

1) 전자 담배, 용어 정리

담배는 식물이자, 그 식물의 잎을 재료로 니코틴을 공급하도록 한 일련의 제품군의 명칭이다. 전자 담배(electronic cigarette, vaping)는 배터리에 의해 가열된 니코틴 용액을 기체로 흡입하는 전자기구로, 2003년 중국에서 출시되었다. 연초 같은 연소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니코틴 용액을 기화시켜 기도를 통해 흡입하는 것으로, 연초를 태울 때 발행하는 탄소화합물, 즉 타르 등 발암물질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구분해야 할 제품으로는 가열 담배(궐련형 전자 담배)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필립모리스사의 아이코스(iQOS)를 필두로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 중이다. 가열 담배는 담뱃잎을 만 궐련을 전자기기의 코일로 가열하는 제품이다. 연초가 800-850도의 온도에서 불완전 연소되는 반면, 이 제품들은 300-350도의 온도로 가열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일종의 ‘찌는 효과(heat-not-burn)’가 있다[7]. 담뱃잎을 가열하기 때문에 타르 등 발암물질은 여전히 나오지만, 연초보다는 그 양이 적고 발생하는 기체도 연기가 아니라는 것이 업체 측 주장이다. 세계보건기구와[8] 대한금연학회는 혼돈을 피하고자 니코틴 액상 사용 제품만을 전자 담배로 명칭하고 궐련형 전자 담배는 가열 담배로 부르도록 권장한 바 있다. 본 고에서 다룰 위해 감축 전략은 액상형 전자 담배에 국한된다.

2) 위해 감축의 개념

위해 감축(harm reduction)은 금연 분야보다는 마약이나 음주 등 중독성 약물에서 먼저 사용한 개념이다[9]. 역사적으로는 1980년대 중반, 당시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정맥주사를 이용하는 약물 사용자들 간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하면서 그 대책으로 처음 등장했다. 마약 중독자들에 대한 전통적 접근 방식인 단속과 불법화를 통한 금지 정책들이 효과를 보지 못하자, 네덜란드 정부는 더 큰 사회적 해악을 방지하고자 주사기 소독, 교환과 월 일정 분량의 향정신성 약물(methadone)을 국가 관리하에 배급해 주는 정책을 도입하였다[10]. 이후 비슷한 정책이 영국, 호주, 태국 등으로 확산되었고, 1996년에는 호주에서 국제비정부조직(International Non-Government Organization)의 하나로 국제위해감축협회(International Harm Reduction Association)가 창설되어 현재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다[11]. 마약에 대한 위해 감축 전략이 마약중독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듯이, 담배 위해 감축 전략 역시 흡연을 긍정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최선의 선택지는 ‘완전한 금연’이며 의사는 이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문제는 자가금연 시도의 성공률이 3-5%에 불과하며 의사의 전문 상담과 전문 치료제 처방이 더해진 최선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성공률은 높은 실패율에 현저히 못 미친다는 점이다[12].

3) 위해 감축의 시각에서 본 전자 담배
(1) 독성물질 노출 저감 효과

전자 담배의 주성분은 니코틴과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진 유화제(프로필렌글리콜, 식물성 글리세린 등), 그리고 가향 성분들이다. 또한 그 산출물은 연초에서 품어져 나오는 연기나 먼지가 아닌 증기이다. 물론 깨끗한 증기가 아니라 니코틴과 가향 성분 등이 검출되는 오염된 증기이다. 전자 담배 액상과 에어로졸 모두에서 금속 성분이 검출된다. 하지만 그 양은 천식 치료제인 흡입제의 허용 기준보다 10-50배 적은 수치로 위해성을 논할 수준이 못 된다[13]. 연초에서 전자 담배로 바꾸면 흡연자의 폐에 더 이상 타르와 분진이 쌓이지 않는다. 영국 보건국(National Health Service)의 2015년 보고서에 의하면 전자 담배에서 배출되는 독성물질의 양은 연초 담배의 천분의 일 수준이다[14].

(2) 금연 효과

바레니클린(Varenicline)이 나오기 전까지 거의 유일한 금연 도구가 니코틴 대체제(니코틴 패치, 껌, 로젠지)였다. 이들 제품은 갑작스러운 금연(Cold-turkey quitting) 시 찾아오는 금단증상을 줄이는 것이 금연의 주된 기전이다. 그런데 시선을 살짝 바꾸면, 전자 담배는 분무형 니코틴 대체제로 볼 수 있다. 전자 담배를 금연 도구로 활용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고[15-17] 최종적으로 코크란 라이브러리가 메타분석을 통해 결론을 내려 주었다[18]. 총 88건(27,235명)의 임상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전자 담배는 니코틴 대체 요법(NRT)과 비교하여 6개월 이상 금연 성공률을 의미 있게 증가시켰다(RR 1.59, 95% CI 1.29-1.93). 이는 니코틴 대체요법에 비해 100명당 4명(95% CI 26명)의 추가적인 금연 성공을 의미한다. 금연 약제를 포함하여 그 효과를 비교한 또 다른 코크란 리뷰에서도 전자 담배(OR 2.37, 95% CrI 1.73-3.24), 바레니클린(valenicline, OR 2.33, 95% CrI 2.02-2.68), 그리고 시티신(cytisine, OR 2.21, 95% CrI 1.66-2.97)을 대표적인 금연 도구로 소개하고 있다. 이는 100명당 각각 8명(95% CrI 4-13명), 8명(95% CrI 6-10명), 7명(95% CrI 4-12명)의 추가적인 금연 성공에 기여함을 뜻한다[19].

(3) 이·삼차 흡연의 예방

같은 공간 내에서 흡연자가 내뿜는 담배 연기에 의한 피해가 이차 흡연(secondhand smoking)이고, 밖에서 피우고 들어온 흡연자의 의복이나 몸에서 나는 냄새 피해가 삼차 흡연(tertiary smoking)이다. 대중의 인식 변화로 이차 흡연 피해는 많이 사라졌지만, 담배를 막 피우고 들어온 옆자리 흡연자에 의한 삼차 흡연의 불쾌함은 여전하다. 전자 담배에서 분무 되는 흰 연기는 연초의 그것과 유사하게 보이지만 그 성분은 확연히 다르다. 연초에서는 담뱃잎이 타들어 가며 분진(먼지)을 내뿜는 반면, 전자 담배는 증기가 나온다. 연초, 전자 담배, 비흡연 가정의 PM2.5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실생활 관찰 연구에 의하면, 일반 담배 흡연자의 가정에서 측정된 PM2.5의 중앙값 농도는 572.52 μg/m3 (interquartile range [IQR] 431.08–747.24)로, 전자 담배 사용자 및 비흡연자의 가정에서 측정된 농도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전자 담배 사용자의 가정에서의 농도(9.88 μg/m3, IQR 8.84–11.96)는 비흡연자의 가정(9.53 μg/m3, IQR 8.32–10.50 및 9.36 μg/m3, IQR 8.84–10.40)과 유사하였다[20].

(4) 니코틴과 심혈관 질환

니코틴의 심혈관 질환에 대한 악영향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니코틴은 교감신경 자극 및 카테콜아민 분비를 통해 만성 노출 시 혈관 내피 기능 장애, 죽상동맥경화증, 고혈압, 그리고 기타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여러 병리적 과정을 촉진한다. 구체적으로, 니코틴은 혈관 내피세포에서 산화질소(NO) 생성을 억제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증가시켜 죽상동맥경화를 유발하며, 카테콜아민 방출을 통해 혈압 상승과 고혈압을 초래한다[21]. 또한, 심박동 이상, 심근 허혈 및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이상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들의 대다수는 연초 사용자와 비흡연자 간 비교를 통해 밝혀진 연구들이고 순수한 니코틴의 영향을 본 것이 아니다. 담배 연기는 니코틴 외에도 심혈관 독성을 유발하는 여러 물질(일산화탄소, 산화가스, 방향족탄화수소 등)을 포함하고 있어 니코틴 단독의 기여도를 평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흡연이 급성 관상동맥질환을 초래하는 주된 기전은 혈액응고장애인데, 연초 흡연은 응집을 활성화하고 24시간 동안의 에피네프린 배설을 증가시키는 반면, 경피 니코틴은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22]. 담배 연기에는 혈소판 응집을 촉진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니코틴은 적어도 인간의 흡연과 관련된 농도에서 혈소판에 유의미한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23].

가) 니코틴과 동맥경화

니코틴은 흡연자와 유사한 농도에서 배양된 혈관 평활근 세포와 내피세포의 구조적 및 기능적 특성을 변화시킨다. 동물 연구에서도 니코틴이 내피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24,25]. 콜레스테롤을 투여한 토끼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니코틴 투여 시 대동맥과[26] 경동맥의[27] 동맥경화 진행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동물 모델의 결과를 인간에게 직접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해당 연구에서 사용된 콜레스테롤 농도는 일반적인 인간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수준보다 훨씬 높았으며, 니코틴의 투여량도 체중 1 kg당 11 mg으로 상당히 높았다. 낮은 용량의 니코틴(1 mg/kg/일)을 적용한 연구에서는 동맥경화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28].

나) 니코틴과 지질 대사

니코틴은 카테콜아민의 분비를 촉진하여 지방 분해를 유도하고, 이로 인해 혈장 유리지방산을 방출시킨다. 하지만, 실제 동물 연구에서 니코틴이 지질에 미치는 영향은 일관되지 않다. 니코틴을 주사하거나 경구로 투여한 결과, 고콜레스테롤 식이를 받은 토끼와 원숭이에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26,29]. 다람쥐원숭이에게 2년간 니코틴을 투여한 연구에서는 혈장 저밀도지단백(low-density lipoprotein [LDL]) 수치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고밀도지단백(high-density lipoprotein [HDL])과 초저밀도지단백(very low-density lipoprotein [VLDL])의 지방 분해를 통한 LDL의 합성 가속화와 LDL의 제거 저하가 원인으로 나타났다[30]. 그러나 이러한 동물 연구에서는 고용량의 니코틴이 주로 경구로 투여되었으며, 혈중 니코틴 농도를 측정하지 않아 노출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니코틴 제제가 지질 프로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건강한 비흡연자에게 하루 8회씩 2 mg의 니코틴 껌을 2주간 투여하였을 때, 혈장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 HDL 및 LDL 콜레스테롤, 아포지단백 A1 또는 B의 농도에 변화가 없었다[31]. 또 다른 연구에서는 궤양성 대장염을 앓는 비흡연자 20명에게 하루 15 mg의 경피 니코틴을 12주간 투여하였을 때, 혈장 지질에 변화가 없었다[32]. 또한, 백혈구 수치나 혈소판 활성화(혈소판 부피와 P-셀렉틴 발현으로 평가), 내피세포 손상(혈장 폰 빌레브란트 인자 항원 수치로 평가)의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흡연을 중단하고 경피 니코틴을 사용하는 흡연자의 경우 지질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발견되었다[33].

다) 니코틴과 심뇌혈관 위험

연초 흡연을 제외한 니코틴 사용자(니코틴껌, 패치 포함)들을 대상으로 니코틴 그룹과 비니코틴 그룹 간 무작위대조군 임상 연구 총 1,996개 중 42개를 선별하여 진행한 메타 연구에 의하면 보통 수준의 확실성으로, 니코틴 사용과 임상적으로 진단된 부정맥,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 사망 등의 심혈관 부작용 위험 간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34]. 다만 이 연구는 담배회사가 지원한 연구라는 제한점이 있다.

4) 영국과 뉴질랜드의 위해 감축 전략

2023년 4월에 영국 정부는 ‘Swap to Stop’정책을 발표하였다. 이는 약 100만 명의 흡연자에게 무료 전자 담배 스타터 키트와 디지털 금연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35]. 영국 정부와 보건부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전자 담배를 활용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전자 담배의 긍정적인 부분을 일찍이 간파한 영국 정부는 전자 담배를 니코틴 대체제의 하나로 분류하고 일찍부터 금연보조제로 활용해 왔다. 현재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금연보조도구는 니코틴 패치도 바레니클린도 아닌 바로 전자 담배이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지역 금연 지원 서비스를 통해 전자 담배를 사용한 흡연자의 약 2/3가 성공적으로 금연했다. 2018년 당시 250만 명의 사용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51%)은 흡연을 완전히 중단했으며, 여전히 흡연 중인 45% 중 절반은 금연을 목적으로 전자 담배를 사용하고 있었다. 흡연과 전자 담배 사용을 모두 중단한 사람의 수는 약 77만 명에 이른다[36].

2021년 뉴질랜드 보건부는 ‘Smokefree Aotearoa 2025 Action Plan’이라는 정책보고서를 발간하였다[37]. 이 보고서는 2025년까지 모든 인구 집단에서 흡연율을 5%로 미만으로 낮추는 ‘담배종결전’의 전략을 담고 있다. 전략의 핵심은 ‘끊거나 바꾸거나(to quit or to switch)’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 기존 연초의 니코틴 함량을 최소화하고 민무늬 담뱃갑을 도입한다.

  • - 전자 담배를 금연의 대안으로 홍보하여 연초를 대체할 수 있는 덜 유해한 선택지로 활용한다.

  • - 연초 판매점을 줄이고 대신 전자 담배 제품의 접근성을 높인다.

  • - 금연클리닉과 지역사회 지원 프로그램에서 전자 담배를 금연 전략의 하나로 활용한다.

결론

하나의 목소리만 존재하는 사회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염려하는 바는 국내 학관언론계의 일방적 유해론이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비교 대상’이 무엇인가이다. 국내 전자 담배 유해론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자 담배에도 독성물질이 나오며, 간접흡연을 유발하고, 청소년들을 니코틴 중독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등이다. 그러므로 ‘더 해롭다’고 주장하는데, 이때의 비교 대상은 ‘비흡연’이다. 반대로 유익하다는 입장은 비교 대상이 ‘연초 담배’이다. 전자 담배에서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이 발견된 사실에 대해, 한쪽은 비흡연보다 ‘해롭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연초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한다[38].

세계는 담배와의 전쟁을 더 이상 니코틴과의 전쟁과 혼동하지 않고 인류를 위한 더 나은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도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합리적 사고를 통해 오래된 틀을 깰 때가 되었다. ‘위해 감축’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한 ‘전자 담배에 대한 숙의’가 절실히 필요하다. 흡연 때문에 발생하는 ‘세계적 대 유행병’의 극복에 기존의 금연 치료 및 환경 조성 정책에 더하여 위해감축 전략을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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